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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순신이란(2)

작은이순신 2023. 12. 16. 06:08

내가 이순신을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 교과서였습니다. 말에서 떨어져 부러진 다리를 부목으로 묶고 다시 말에 올라 시험을 끝까지 마쳤다는 그림은 소년의 마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소 꼴을 먹이러 간 고향 마을 뒷동산에서 친구들과 편을 갈라 칼싸움을 하게 되면 윗대 할아버지 큰 무덤 봉우리와 묘 이장을 마친 움푹 파인 빈 무덤은 좋은 은폐 공간이었습니다. 소가 어디까지 풀 뜯으러 갔는지도 모르고 전쟁놀이에 열중한 나의 시골 친구들은 서로 배려해서인지 이순신 장군 역을 바꾸어가면서 했는데, 어느 날 내가 이순신 장군이 되었을 때 수풀 위장에 성공하여 적장의 목을 베고 전쟁에서 승리 한 날 같은 편 친구들과 만세를 불렀을 때는 그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왜놈을 이긴 동네 꼬마들의 만세 소리는 작은 애국심이었습니다. 순수하다 못해 청빈하기까지 한 그 뭉클함은 청소년기와 군입대는 물론 경찰관이 되었을 때까지 흔들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경찰학교에 크게 쓰여 있는 ‘젊은 경찰관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 글귀는 32년을 근무하고 있는 지금까지도‘목숨 바쳐 시민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에 사로잡혀 있게 합니다.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필자에게 누군가 ‘당신에게 이순신은 무엇이요’ 라고 물으면 먼저 이순신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경위를 말해야만 합니다.
 
2014년 여름에 형님께서 “동생아 부산에 이순신아카데미가 있더라”하며 저에게 오아시스 같은 소식을 알려 주었습니다. 곧바로 신청서를 작성해서 아카데미 사무실에 제출한 후, 지원자들과 함께 김종대 전 헌번재판관님의 단체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첫인사에서 저는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여기 공부하러 오신 분들의 직업들을 보니까, 저의 계급이 너무도 초라하여 제가 이 모임에 잘못왔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여기 계신분들 중에 이순신을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가장 큽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였습니다. 과한 치기 덕분에 2015년 4월부터 12월까지 30명으로 구성된 부산을 이끌어가는 기업인, 법조인, 고위 공무원들과 함께 2기생으로 이순신 공부를 마쳤습니다.
 
아카데미에서 이순신 공부를 하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이제는 이순신 관련 책을 읽다가 저자의 오역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장족의 발전을 한 것 같습니다. 퇴근 후나 주말에 짬짬이 난중일기를 읽어 보는데, 그때마다 이순신 장군이 멋져 보이고, 마음 아프고, 존경스럽습니다. 시민들에게 이순신 공부를 시작해 보기를 권해 봅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듯이 그냥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그러다가 이순신 유적지를 탐방하기 시작하면 그땐 본격적인 이순신에 빠지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전적지 탐방은 본인의 공부 됨은 물론이거니와 가족여행, 이순신 공부, 자녀교육, 3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의 저자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님께서는 2014년에 서울, 여수, 부산에 각각 이순신아카데미를 개설하시고 300여명의 이순신 강사들을 가르쳐 배출하셨습니다. 작은 이순신들을 배출하여 충과 효, 진정한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워 현시대를 바로 잡자는 것이지요.
 
많은 이들이 김종대 재판관님께서 퇴직 이후 변호사 개업을 하셨으면 최소 수십억은 벌었을 거라 말합니다. 그런데, 이 분께서는 그러한 영화를 포기하고 돈 한푼 안되는 이순신 정신 전파에 올인 한 것입니다. 아무리 계산해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데 대한 손해를 보상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되는데 말입니다.
 
김종대 부산대첩기념사업회 명예이사장님께서는 이순신 정신의 핵심가치를 사랑, 정성, 정의, 자력, 4가지로 정리하십니다. 나라와 백성을 위한 지극함이 병들어 가는 대한민국 사회에 처방전이 될 수 있다고 여의도 국회의원들에게도 설파를 하고 계십니다. 돈보다 명예를 선택하신 것이라 할 수 있고 그러기에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사장님은 이순신 장군을 참 많이 닮으셨습니다.
부산대첩기념사업회에는 훌륭한 장군들이 많습니다. 모두 이순신을 닮고자 헌신, 봉사하는 분들이십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이 이어져 이순신 공원과 부산대첩기념관이 건립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순신을 흠모하는 작은 이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