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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그만 존경하고 그만 사랑 하렵니다(8)

작은이순신 2024. 4. 2. 14:57

이제 그만 존경하고 그만 사랑하렵니다.

얼마 전 국민신문고에 전공의 선생님들의 처벌이 걱정되어 환자들에게 돌아와 달라는 간곡한 글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2002년을 시작으로 저의 아버님, 장인어른, 어머님은 부산과 경남 상급(대학)병원에서 돌아가셨습니다. 당시 부모님들을 진단, 수술하고 치료하셨던 의사 선생님들(전공의, 교수님 등)이 너무 친절하고 인품이 훌륭하여서 이후부터 개인적으로 의사 선생님 하면 항상 존경의 대상으로 고정 관념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대통령님의 50분 담화문 발표 이후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 홍보위원장님의   “대통령님의 말씀은 기존의 반박 자료들을 나열해서 이야기 한 것에 불과하다” 는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그런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대통령께서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으나 위 홍보위원장님은 “2,000명이란 의대 증원 숫자에 대한 후퇴 없인 협상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의사 선생님들이 ‘의술’이라는 무기로 정부를 협박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전신 마취 환자를 수술대 위에 눕혀놓고 메스(수술용 칼)를 손에 쥔 채 우리 의사들이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않으면 이 칼 내려놓겠어, 라고 말하는 듯하였습니다.

선조 임금에게 버림당하고 죽임을 당할 뻔 하였지만 부임지도 없고 군사도 없던 이순신은 초연히 삼도수군통제사 재임명 교서를 받았고 결국 명량해전에서 이겨 조선을 구했습니다. 백성은 무조건 보호하고 지켜내야 하는 것이고 국민은 조건이나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400년 전 충신은 생각하였던 같습니다.

지금 의사 선생님들이 하고 있는 단체 행동은 환자(국민)를 가운데 두고 결국은 자신들이  더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정부와 줄다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이제는 동네 병원까지 주 40시간으로 제한하는 ‘준법 진료’를 하겠다고 하니 제가 근무하는 관내 주민들은 “내가 아파서 치료 못 받으면 우짜노, 의사들이 와이라는지 모르것다, 의사들 언자 그만했으면 좋것다”라고 하면서 엄청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가면 의사 선생님들은 사랑과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공갈 협작으로 몰릴 수 있습니다.

도랑에 빠진 33개월 아이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맥박이 돌아왔지만 상급종합병원 이송이 여러 차례 거부돼 끝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는 언론보도도 보았습니다.

대통령 담화문 발표 이후 오후에 대통령실에서 “증원 2000명 절대적 수치 아니다”라고 발표까지 하였으니 이제는 정부와 대화를 피할 명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들 여기서 그만 멈추시고 환자들 곁으로 먼저 돌아와 주이소오. 대통령께서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서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겠다 하시고 선생님들을 위해 좋은 제도까지 마련하겠다고 하는데 협상 테이블로 나오지 않을 이유가 있는지요.

지금 상급대학병원 교수님들이 축소 진료를 하다 보니 병실을 줄이거나 병동 자체를 폐쇄하고 있어 수십억 원의 적자가 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상태가 장기화 되면 상급병원들이 부도가 나게 되고 최종은 중증 환자를 위한 수술과 치료 시스템이 사라질 것이 분명합니다. 그때는 국민들이 의사 선생님들에게 완전히 등을 돌릴 겁니다.

저는 여도 야도 지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정부를 지지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무엇이 우선인지는 알 것 같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의사 선생님들에게 참된 용기를 주시기 바랍니다.

의사 선생님들을 계속해서 존경하고 사랑하게 해 주세요.